하루는 밤에 어미 닭이 들짐승에게 잡아먹히고...
link  김경석   2021-07-26

하루는 밤에 어미 닭이 들짐승에게 잡아 먹히고 큰 병아리도 물려갔다. 큰 병아리 중 암놈 하나는 용케 도망쳤으나 머리와
어깨의 털이 빠지고 병들어 먹이를 쪼지도 못했다. 병아리들이 울어 대며 어미를 찾는 것이 몹시 가련한 상황이었다.

그 암병아리는 병이 조금 낫자 즉시 병아리들을 끌어다 품어주었다. 집식구는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여겼다. 얼마 지나자
먹이를 얻으면 반드시 불렀는데, 다니면서 구구대는 소리가 뜰과 섬돌을 떠나지 않았다. 혹 깃을 펴서 재난을 방지하기도
하였는데 어쩌다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황급하게 찾아다니고 미친 듯이 날뛰었다.

크고 작은 것 모두 서로 자애하여 하나같이 친어미인 듯이 정겨웠다. 또 해를 피해 사람 가까이 있고 처마 밑에서 잠을 잤다.

큰 장마가 수개월 계속되던 때였다. 두 날개로 병아리들을 덮어 젖지 않도록 하였는데, 체구가 작아 다리를 굽히지도 못하고
똑바로 서서 밤을 지내기를 여름, 가을 내내 한결같이 하였다.

보는 자들이 감탄하여 '우계(우애로운 닭)'라고 명명하였다. 무릇 착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곧바로 서로 경계하기를,
"닭을 보라 닭을 보라"하면 모두들 부끄러워하며 위축되었다. 그러므로 비록 곳간의 쌀을 쪼아 먹어도 차마 내쫓지 못하였다.

사람들에게 미쁨을 받는 것이 이와 같았다.

이익은 자신이 기른 암병아리가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은 적도 없고 '소학'을 읽은 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형제들을 보살필 수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동서고금에 자신이 기른 암병아리에 비길 만한 동물이 없었다며 이를 두고두고
기억하였다. 평생 싸우고 할퀴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보았던 이익은 이 암병아리를 지칭했다.
















유학자의 동물원 최지원 지음
조선 선비들의 동물 관찰기 그리고 인간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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